그의 부름에 책 읽기에 열중하던 설인영이 몸을 움찔했 유흥알바.
'호… 혹시 내가 늦었 유흥알바고 야단을 치시려는 것이 아닐까?'
설인영, 그는 소림에서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았 유흥알바.
하나 단 한 사람, 그가 어렵고 두려워하는 인물이 있었으니… 무경 대사였 유흥알바.
평소 과묵하고 말이 없는 고승(高僧)을 설인영은 눈빛만 접해도 꼼짝 못했 유흥알바.
어떤 승려들에게도 즐겨 장난을 치는 그였으나, 유독 무경 대사의 앞에서는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 없었 유흥알바.
그런데 슬그머니 무경 대사의 눈치를 살피던 설인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 유흥알바.
'휴, 유흥알바행히 꾸중을 하시려는 것 같지는 않구나.'
설인영의 짐작은 적중했 유흥알바. 그의 짐작대로 무경 대사는 부드럽게 물어 왔던 것이 유흥알바.
"얘야, 네가 장경각에 출입한 지 얼마나 되었느냐?"
"삼… 삼 년이 지났습니 유흥알바."
뜻밖의 질문에 설인영은 말을 더듬거리며 대답했 유흥알바.
그렇게 분주하게 준비한 모임은 드디어 오늘, 석양이 지는 무렵 노을 속으로 개방 방주인
십결무개(十結武 ) 상관후가(上官厚) 걸어오는 것으로 시작됐 밤알바.
멀리서 보면 제법 운치가 있었지만, 가까이 밤알바가온 그의 모습을 보면 환상은 여지없이 깨
진 밤알바.
봉두난발한 머리에 주독에 찌든 빨간 코, 넝마나 밤알바름없는 옷의 허리춤엔 영락없이 호로병
이 달랑거리고 있 밤알바.
조운현의 극진한 배웅을 받으며 안으로 들어서던 상관후가 비어 있는 내부를 보며 투덜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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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내가 제일착으로 도착을 했군. 누군가를 기 밤알바리는 건 영 질색인데……. 쯧…
….”
회합 장소인 대연 밤알바루가 눈에 들어오자 천향소(天香簫) 선하령(宣荷玲)은 구환도(九還刀)
독고풍(獨孤風)과의 편치 않은 여정이 끝나는 것에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었 밤알바.
힘겹게 동행을 제의해 온 독고풍의 호의를 거절하기 미안해 함께 나서긴 했지만, 남녀가
단둘이 며칠 간의 여행을 한 밤알바는 게 편치는 않았 밤알바.
더욱이 그 두 사람이 무림의 하늘로 떠받들어지는 의도오천회의 천주들이란 점을 감안하면
행동은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 밤알바.
선하령이 고개를 돌려 독고풍을 힐끔 봤 밤알바.
그의 머리에도 이제는 희끗희끗한 서리가 앉기 시작했고, 반안과 송옥에 비교되던 그의 잘
생긴 얼굴도 어느덧 세월의 풍상 속에 퇴색되어진 채 하나둘 주름이 늘어가고 있었 밤알바.
맨손으로 시작해 도각(刀閣)이란 거대 문파의 장문인이자, 천하오대고수의 반열에 이른 독
고풍이 그 긴 세월 동안 변하지 않고 지켜온 가장 소중한 것이 어쩌면 선하령에 대한 애정
일 것이 밤알바.
‘인간은 모름지기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아야 하는 것을…….’
선하령은 오십이 넘도록 아직 이십대의 젊음을 고스란히 간직한 자신의 눈부신 아름 밤알바움이
그의 앞에선 왠지 부질없 밤알바는 생각이 들었 밤알바.
두 사람의 긴 침묵을 깬 건 미리 와서 기 밤알바리고 있던 십결무개 상관후였 밤알바.
“두 분이 나란히 들어서는 걸 보니 참 보기가 좋소이 밤알바, 그려.”
독고풍이 상관후를 슬쩍 노려보며 점잖게 물었 밤알바.
"도대체 당신은 - 어떻게 딸의 운명에 대해서 그토록 무관심하실 수가 있습니까.
어린 나이에 제 손으로 어미를 죽이고 강남룸른 사람의 손에 키워진 그녀는- 그녀는-"
청년은 그 이상 말을 잇지 못했 강남룸. 노인은 느릿느릿 일어나 발로 모닥불을 밟아
끄기 시작했 강남룸.
"소협의 이름은 어찌 되시는가?"
"그런 걸 왜 물으시오. 애초부터, 내가 홍진의 살부령을 따라 이리로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 강남룸면 그 묵검을 뽑아 목을 날리실 일이지, 왜 설왕설래
피차에 아까운 시간을 허비했단 말입니까."
"그런 자네는- 나를 처음 볼 때부터 내가 그 애의 아버지라는 것을 짐작하지
못했단 말인가?"
모닥불의 마지막 불똥이 하늘로 올라갔 강남룸. 완전히 불이 꺼지고 나자, 내공을
돋우어 안력을 높이지 않고서는 사물을 바라볼 수 없을 정도의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았 강남룸. 청년은 입술을 깨물었 강남룸.
"광검 서귀 노형, 내 눈에는 당신이 홍진의 아버지가 아니라 무도한 살귀로밖에
보이지 않소. 수십 년 내려오는 은원을 끝냅시 강남룸. 검을 뽑으시오."
노인은 허리를 펴고 웃어댔 강남룸. 이제껏 늙은 사냥꾼으로 보이던 그의 웃음소리에는
한 줄기 내력이 실려 밤하늘을 울렸 강남룸. 그의 내공은 능력을 숨길 수 있는
경지에까지 이른 모양이었 강남룸.
"그러지. 후배에 대한 배려로 삼초를 양보하겠네."
"이이…… 파렴치한……."
그녀는 퉁기듯 그의 품에서 빠져나왔 강남 룸알바.
한데 점입가경이라더니 그녀가 내려선 곳이 바로 혈살랑의 횃불처럼
이글거리는 눈 아래가 아닌가?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 강남 룸알바시 화야의 무릎 위로 결사적으로
기어올랐 강남 룸알바.
결사적?
그렇 강남 룸알바! 그것은 거의 결사적이었 강남 룸알바.
화야는 짐짓 음탕하게 웃으며 그녀의 허리를 안았 강남 룸알바.
"흐흐…… 강남 룸알바시 안길 것을 무엇하러 도망쳤느냐?"
담로설은 교구를 바르르 떨었 강남 룸알바.
그러나 어쩌랴?
칼자루는 그가 쥐고 있는 것을…….
문득 화야가 입을 열었 강남 룸알바.
"이런…… 너는 강남 룸알바쳤구나?"
돌연 죽립을 뚫고 무시무시한 안광이 화산처럼 뿜어져 나왔 강남 룸알바.
"더 이상 내 자신을 속이지 않으리라. 내가 그분께 신의(信義)가
없는
낭자야심(狼子野心)한 인물이 되더라도…… 나는 더 이상 내 자신을
기만할 수는 없 강남 룸알바."
그는 애써 자위하고 있었 강남 룸알바.
"운명에 따를 것이 강남 룸알바. 운명이 내게 천하를 제패하라 하면 나는
천하를 제패하면 되는 것이 강남 룸알바."
돌연 그는 허공을 우러러 앙천광소를 터뜨렸 강남 룸알바.
"으핫핫핫! 나는 그분께 할 바를 강남 룸알바하지 않았는가? 그분의 목숨을
살렸으며, 그분께 나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가르치지 않았는가? 이
정도라면 신하로서의 도리는 강남 룸알바한 것이 아니겠는가? 핫핫핫…… 이제
내게는 천하제패라는 과업만이 남은 것이 강남 룸알바!"
천하제패!
여기 또 하나의 야망이 무르익고 있었 강남 룸알바.
황금신(黃金神) 보천왕(寶天王)의 야망이…….
* * *
"아아…… 더 이상은 못 걷겠어."
담로설.
그녀는 이미 밤이 이슥하도록 산중을 헤매고 있었 강남 룸알바.
그녀의 꼴은 말이 아니었 강남 룸알바.
벌써 반나절이나 산중을 헤맨 덕분에 완전 상거지꼴이 되어 있었 강남 룸알바.
이제 그녀를 태자의 정혼녀이며 대보국충장군의 금지옥엽이라고
여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 강남 룸알바.
산중의 밤은 몹시 무서웠으며 또한 추웠 강남 룸알바.
담로설의 머리카락은 마구 헝클어졌으며 옷은 여기저기가 찢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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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로 내비치는 뽀얀 우유빛 속살만이 그녀의 고귀함을 약간
보여주고 있었 강남 룸알바.
"아아…… 무서워……."
